6.3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지역정가는 국민의힘 텃밭답게 공천경쟁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군의원부터 도의원, 군수 후보들 모두 당내 경선을 본선으로 인식하고 경선승리 방정식에 몰두하고 있다. 매번 정치시즌이면 대두되는 국회권력의 전횡과 횡포가 이번에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이른바 3선 지자체장과 기초·광역의원에 대한 페널티 권고안이 형평성 논란에 휩싸이며 성사여부가 관심사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 군수 등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도의원), 기초의원(군의원)의 경우 3선 이상 지원자에 대해 공천경쟁에서 ‘페널티’ 성격으로 ‘감산점’을 부과하자는 안을 당 지도부에 권고했다. 권고안이 강제성은 없지만 향후 당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적용여부가 결정된다. 3선 페널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선거 때면 늘 뜨거운 감자였으나 조금도 변하지 않는 정치권의 퇴행적 행태의 반복을 목격한다.
입법권을 독점한 국회의원들의 논리는 기초단체장이 장기재임(3선 이상) 하면 부정부패 가능성과 지방자치 발전에 방해요소가 된다는 그럴듯한 핑계로 3선 도전부터는 페널티를 줄 수도 있다며 협박하는 모양새다. 기초단체장 페널티만 거론하면 그림이 맞지 않으니 기초의원과 광역의원까지 끼워서 3선 이상 출마에는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억지논리를 합법화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며 견제받지 않은 국회권력의 횡포이자 권력깡패(?)들의 폭력이다.
국회의원은 연임횟수 제한없이 사실상 무제한 연임이 가능한데 만만한 기초단체장과 의원들만 희생양 삼으려는 시도는 정치기득권 고착화와 정치권력의 독점행태로 비판받을 일이다. 덩치가 큰 광역지자체장(도지사 등)은 3선연임제한 대상에서 제외하고 공천권을 독점한 국회의원들에게 만만한 지방권력은 쥐락펴락 하려는 속내로밖에는 보이지 않으니 국민적 공감을 얻기는 어렵다.
모름지기 제도와 원칙은 형평성과 상식에 기반해야 하고 상대의 개혁을 원하고 권한을 양보받으려면 내 기득권과 권력부터 내려놓고 설득하고 시도하는게 먼저다.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와 성역인 무소불위의 권한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국회의원의 밥(?)인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의 목줄을 죄는건 비판받을 일이다. 임명권력보다 선출권력이 더 우위에 있다며 늘 뽐내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을 벼슬처럼 여기던 정치인들 자신은 불체포특권을 비롯해 무제한 재선출마도 가능한 그들만의 리그에서 책임은 없고 권력만 누리는 행태를 국민들은 못마땅해 해 왔고 개혁대상 1호로 지목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살고, 발전하려면 정치개혁이 최우선이라는 국민적 여망이 빗발치지만 귀막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치권인데 제동장치 없는 그들 목에 누가 방울을 달 수 있을지 난감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의 3선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자 선출해 준 국민들과의 약속이다. 지속가능한 지역발전과 책임행정을 담보하는 연속성은 폐해보다는 긍정적 기능이 더 크다. 국민이 선출한 보장된 3선 권리를 입법 권력자인 국회의원이 불이익을 주겠다며 선거를 앞두고 으름장을 놓는건 상식과 형평성, 지방자치 취지에도 어긋난다.
지방정치의 구조가 바뀌고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이 단기간 재임하고 자주 바뀌면서 보여주기식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 정책과 책임지지 않는 행정보다는 장기프로젝트와 지속가능한 발전틀을 구축해 행정의 책임성과 연속성을 담보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게 설득력 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들은 3선 하면 부패 가능성이 있고 국회의원은 3선을 넘어 4선 5선을 해도 괜찮다는 논리는 국민정서에도 반하는 입법권력의 갑질로 비쳐질 수 있다. 선출직의 3선 연임은 법적으로 보장된 제도일뿐만 아니라 국민의 선택과 지지의 영역인데도 국회의원이 개입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시도는 평등권을 침해하고 국민의 주권을 마음대로 제약하겠다는 무리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기초자치단체장 3선 재임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억지 주장과 3선까지만 하도록 법으로 제한한 나라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선진국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후진적 독점적 정치행태다. 지방자치의 발전적 정착과 안정을 위해서는 잦은 지방권력 교체와 재보궐선거, 인기 위주의 단발성 정책은 지양해야 마땅하지만 거창의 경우데도 민선지방자치가 시작된 이래 짧게는 2년, 3년 6년만에 군수가 자주 바뀌면서 정책의 일관성도, 연속성도 결여된 채 행정력 낭비와 군정 중단의 폐해를 겪어왔다.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은 사심없는 책임성과 지속가능한 정책적 연속성 위에서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행정에 달렸다. 역사이래 국가와 사회, 지역이 발전한데는 전문성과 연속성, 책임성이 보장될 때만 가능했다. 거창군수가 자주 바뀌고 지역갈등과 세금낭비의 주범인 잦은 재보궐선거의 단절보다는 장기비전의 연속성과 책임성, 완성에 방점을 둬야 할 때다.
조선시대 영의정의 평균 재임이 1년 3개월, 장관격인 판서는 6개월, 도지사격인 관찰사는 1년에 그쳤다. 오늘의 대한민국 장관들도 짧게는 1년, 길어도 2~3년에 바뀌는 현실이 교육정책 부재, 경제정책의 실패, 외교참사, 안보불안으로 이어지는 주 원인이다. 국회의원들의 지자체장 3선 페널티 제안은 내로남불의 표본, 철회해야 마땅하다. 문제는 정치고 문제의 본질은 정치권력에 있다. <민호현 거창신문 대표>